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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나의 하루<My day>

by sofia0212 2025. 1. 14.

 어느 엄마의 하루, 방학이라는 이름의 전쟁

햇살이 창가를 스칠 무렵, 나는 이미 부엌에 서 있었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대신 아이들의 “엄마, 배고파!” 소리가 나를 깨웠다.

방학. 두 글자 속에 담긴 무한한 에너지가 오늘도 집안을 가득 채웠다.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꺼내며, 

나는 잠시 머릿속으로 하루의 일정을 그려본다.

 

 “오늘은 영화라도 보러 가야겠어.”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나의 분주한 손길로 막이 오른다.

밥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김처럼, 주방은 작은 전쟁터다. 

아이들은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오늘 하루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가 곧 나의 체력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난 오늘도 그들의 동료가 되어 같이 세상을 탐험해야 한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한 박자 쉬기도 전에 영화관으로 향하는 준비가 시작된다. 

외출 준비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이 옷은 싫어!”, 

“이 장난감 가져가도 돼?“라는 소동 끝에, 드디어 집을 나선다. 

마치 출발선에 선 마라토너처럼 나는 숨을 고르며 자동차에 오른다.

 

영화관에 도착한 순간,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진다. 

그 작은 얼굴들 속에 담긴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스크린 속 화려한 이야기들은 잠시 현실의 소란을 잊게 해주고,

나는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만끽한다. 

팝콘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 한편엔 따뜻한 안도가 흐른다.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하지만 그 평화도 영화가 끝나는 순간,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두번째 전쟁

집에 돌아오니 다시 부엌으로 향할 시간이다. 식탁 위엔 아이들이 먹다 남긴 간식들이 나뒹굴고, 

거실은 이미 장난감 산사태로 뒤덮여 있다. 한숨을 내쉬고 정리를 시작하려 하지만,

곧바로 저녁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냄비에서 국이 끓는 소리, 프라이팬에서 들려오는 지글거림.

하루 두 번째 전쟁이 시작됐다.

밥을 먹인 뒤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다시 어질러진 집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실 한복판엔 이불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엔 아이들이 만든 블록 작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장은 텅 비었고, 바닥엔 동화책들이 나뒹굴고 있다. 

 

“엄마, 봐봐! 내가 만든거 봐봐, 엄마, 엄마, 엄마“

 

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며 웃어 보인다. 

 

“응, 정말 멋지다!” 하지만 속으로는 생각한다.

“저기 있는 저 장난감과 책을 치우려면 얼마나 걸릴까…”

 

My day


아이들이 잠든 밤, 나는 조용히 거실을 정리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무도 없는 부엌에서 맥주 한 잔을 놓고 창밖을 바라본다.

오늘도 어질러진 하루였지만, 그 안엔 행복이라는 조각들이 가득했다.

어질러진 풍경조차 언젠가는 그이뤄질 작은 이야기들이라는 것을..

어수선한 하루 속에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 쌓아가는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매고 있었다.

아이들의 방학은 내게 고된 전쟁이지만, 

동시에 내 삶을 가장 빛나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밥을 하고, 장난감 산을 치우고, 다시 밥을 하고… 그런 반복 속에서도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내 하루를 채운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이 작은 전쟁을 이어갈 것이다. 

왜냐하면, 이 어지러움 속에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가고 있으니까.

 

"자!, 오늘도 멋지게 살아보자!"